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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도시는 상품이 아니라 삶터다 운영자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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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도시는 상품이 아니라 삶터다
인천일보 2023. 11. 28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의 기본 방향은 낙후한 지역을 재생하는 방법을 찾는 데 있어 관광 도시화를 가장 우선하여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도시 재생의 대안에서 '관광도시'는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어디에서나 휘둘러지고 있기도 하다. 지방자치 이후 지자체장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지역의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보니 모든 도시가 관광도시를 목적으로 움직이는 느낌을 준다.

사실 모든 도시가 성공적으로 관광도시가 될 수 없을뿐더러, 모든 도시가 관광도시가 될 필요도 없다. 그러나 관광 도시화하는 것이 무조건적인 선인 것처럼,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이 도시의 활성화와 경제적 이익을 늘리는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처럼 관광대국들은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베네치아를 보면 언뜻 매우 성공한 관광도시처럼 보인다. 하지만 베네치아의 경우 5만도 안 되는 인구에 하루에 15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면서 도시 전체가 마치 디즈니랜드처럼 관광 상품화되어 버렸다고 한다. 가게들은 모두 기념품 가게와 관광객을 위한 업소들로 변했고, 정작 그 안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필요한 필수적인 가게들은 사라졌다고 한다. 젠트리피케이션 대신 관광으로 인한 '투어리피케이션'이 생겨난 셈이다. 우리나라에도 부산, 통영에서 일부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인천에서도 동화마을의 경우 방문객들로 인한 거주민의 생활 피해와 외부인이 들어와서 운영하는 업소들만 성행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도시에 대한 기본 인식에서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발생했다. 도시를 사람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외부인들에게 파는 '상품'처럼 여겼기 때문이다. 도시는 수많은 시민이 함께 살아가는 삶의 장소이고, 다양한 삶이 어우러져 복합적인 문화를 만들어내는 장이다. 지자체장이 착각하는 것은 한 도시를 마치 하나의 단일조직처럼 여기면서 도시가 함께 상품을 생산하고, 이윤을 내서 같이 나누어 갖는 회사와 같이 여기는 것이다. 최근 각 지자체가 대표 축제를 자꾸 만들려고 하는 것 또한 지역 상권 활성화라는 명목하에 벌어지는 도시를 상품화하는 일이다. 축제라는 문화적 양상에서 문화적인 본연의 목적은 상실되고 도시를 이용해서 경제적 이익만을 목적화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도시를 하나의 독립체처럼 보려는 것은 지자체장이 가지는 시각이지만 도시란 원래 단일한 실체가 아니다. 도시는 수많은 시민이 엮여서 살아가는 유기적이고도 복합적인 구조이자 복합계이다. 시민은 도시를 이용해서 경제적 이익만을 보고 정작 삶은 다른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다. 시민이란 바로 그 도시 내에서 경제 행위 이외의 자신의 다른 삶의 활동들도 영위해나가는 존재이다. 도시를 알리고 도시의 문화 자원과 자연 자원을 관광화하는 것 자체는 분명 장려할 일이고 적극적으로 행정이 관심을 갖고 추진해야 할 일이다. 다만 어느 것이 중용과 중도의 길인지는 생각해야 한다.

도시는 타지민들에게 판매하는 상품이 아니고, 도시민들이 살아가는 소중한 삶의 터전임을 항상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도시의 문화는 도시 외부인에게 팔 생각을 하기 이전에 그 안에 사는 도시 주민들이 먼저 고려되고 배려되어야 한다. 도시의 문화는 도시 주민들이 우선 누려야 할 양식이고, 도시 주민들로부터 만들어져야 하는 결과물이다. 문화도시는 수많은 외부인이 그 도시를 들렀다 가면서 갖게 되는 겉으로 보이는 인상으로 평가될 것이 아니고, 도시 주민들이 어떠한 문화적 양식과 행위들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가로 말할 수 있다. 도시는 상품이 아니고 삶터이고, 도시 문화는 도시 시민들의 문화적 양태이다.

/차성수 인천YMCA 사무처장

https://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222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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