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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만금 잼버리의 교훈...청소년 중심으로 청소년 행사를 운영자 2023-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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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cymca.or.kr/bbs/bbsView/210/6282522

 

[인천일보 2023. 8. 7] 

 

[시론] 새만금 잼버리의 교훈...청소년 중심으로 청소년 행사를

 

차성수 인천YMCA 사무처장∙인천청소년단체협의회 정책위원장

새만금 잼버리 진행에서의 문제점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한여름에 야외 행사인 개영식을 3시간 넘게 진행하면서 온열질환자가 400명이나 발생했고, 배수가 되지 않은 행사장은 물범벅이라 야영 장소로서 매우 부적합했다. 의료시설, 화장실, 식수대, 샤워실, 식사까지 문제는 전방위로 발생했다. 준비 미흡과 진행 미숙이 문제기도 하지만 처음 계획 단계부터 문제의 시작이었다. 청소년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여름 방학 기간에 일정을 잡는 것은 양해한다고 쳐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시기로 일정을 잡은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장소 또한 지역에서 반대와 함께 대안지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만금 홍보를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새만금을 일방적으로 고집한 것 또한 문제였다.

새만금 잼버리의 잘못들을 지적하고 보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짚을 필요가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행사가 청소년을 중심으로 진행하지 않고 성인의 시각과 입장에서 기획되고 진행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문제가 되었던 개영식은 대표적인 성인 중심으로 진행되는 의례 행사이다. 기본적으로 청소년들은 의례나 행사를 싫어한다. 그런데 의례와 행사의 중심은 항상 성인이고, 성인 중에서도 주인공은 역시나 흔히 말하는 윗사람들이다.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스태프가 성인이라는 점은 차치하고라도 그 과정에서 청소년의 시각이나 입장에 대한 수용이 없다는 점과 윗사람의 시각에 맞추어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문제다.

이번 개영식도 대통령과 고위급 공무원의 시각에 보기 좋게 하는 것이 우선시되었을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행사인데도 청소년을 위한 방법으로 진행되지 않는 것이 청소년 행사의 현실이다. 새만금 잼버리에 청소년이 기획과 계획 단계에서 참여했더라면 이런 처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야영하기 좋은 장소들이 제안되었음에도 새만금이라는 사막과 같은 곳을 야영지로 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무대에 서서 관심받고 싶은 정치인과 고위 관계자들을 위한 개영식에서 청소년은 그저 그들을 빛내주기 위해 동원되는 관람객이 되어버린다. 청소년이 의례와 의식을 싫어하는 이유는 자신이 주인이 아니라 그저 동원되어 배경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새만금 잼버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남 얘기처럼만 볼 수 없는 것은 인천에서 진행되는 청소년 행사에서도 동일한 방식들이 재연되기 때문이다.

성인 중심 행사에서 청소년은 자신의 의견과 가치가 무시되는 느낌을 받게 되고, 청소년의 요구 대신 성인들의 요구들이 반영되며, 청소년 참여를 위한 적절한 환경이 제공되지 않는다. 따라서 청소년들은 행사에 대한 관심과 동기를 잃게 되고 참여하고 싶어 하지 않게 된다. 청소년 행사의 기획, 운영에서 청소년 스스로 참여하면서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인데, 그것이 원천적으로 봉쇄되면 청소년에게는 더 큰 발전과 배움의 기회가 상실하는 것이 된다.

정부의 제5차 청소년정책 기본계획에서부터 청소년의 권리와 참여 부분이 중요하게 자리 잡기 시작했고, 현재 제7차 청소년정책 기본계획에도 그러한 관점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청소년 현장에서 정책의 변화가 제대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청소년 행사와 사업 전반에 청소년 중심의 관점이 적용되어야 한다. 청소년 행사의 기획 단계부터 청소년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킴으로써 청소년 관점을 반영하고, 위원회 등의 결정구조 상으로도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행사의 장소와 내용 또한 청소년들의 취향과 관심사를 우선으로 고려하여 설계해야 한다. 청소년들은 자신들만의 가치와 의견을 존중받으며 자유롭게 표현할 기회가 필요하다. 따라서, 성인 중심으로 기획된 행사들을 청소년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청소년의 참여와 의견을 존중하는 행사를 추구함으로써 청소년 행사가 진정한 청소년을 위한 행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차성수 인천YMCA 사무처장∙인천청소년단체협의회 정책위원장

출처 : 인천일보(https://ww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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