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와이즈멘클럽의 활동 모델 - 김동섭 | 운영자 | 2023-01-17 | |||
|
|||||
와이즈멘클럽의 활동 모델 -청소년 팀프로젝트를 중심으로-
2021-2022 국제와이즈멘 한국인천지구총재 김동섭
1. 와이즈멘 클럽이 지역 YMCA를 설립하다
부천클럽은 와이즈멘의 역사에서 독특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와이즈멘클럽연맹이 톨레도 YMCA 소속 클럽에서 유래하였듯이, YMCA 설립 후에 이를 지원하는 와이즈멘클럽이 설립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부천클럽은 거꾸로 YMCA를 설립하였다.
부천클럽은 1976. 10. 12. 촤타를 받았는데, 초대 회장이 목사였고, 회원들도 부천제일감리교회와 성광교회 신자들 중심이었다. 클럽 월례회는 교회 속회(구역모임)와 비슷하게 진행되다가 초대 회장이 클럽을 떠나면서 위기에 처하였다.
제3대 회장 고 허상보(외과 의사) 와이즈멘은 제일교회 신자로서, 대학 시절, 기독학생회(SCA)에 가입하고, 매년 학생Y 연합 하령회에 참석하여 YMCA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 허 와이즈멘은 제6대 회장을 다시 맡아 부천YMCA(이하 부천Y)의 설립에 나서 1982. 4. 부천Y 창립예배를 가졌다. 부천Y는 초대 이사장인 허 와이즈멘 비롯하여 부천Y 이사 15명 중 11명이 와이즈멘이고, 이상옥 부회장이 부천Y 회관을 무상 임대하고, 초대 총무와 간사는 제일교회의 전도사와 청년이 맡았다. 필자는 부천Y 창립회원으로 가입하여 곧 대학생부 회장을 맡았다.
허 와이즈멘은 부천클럽 월례회가 개신교 집회처럼 진행되는 것은 와이즈멘의 목적문에 맞지 않으므로 종교적 포용성과 개방성을 지닌 YMCA를 통하여 부천클럽 회원들이 훈련받아 변화하기를 원하여 부천Y 창립에 나섰다고 회고하였다. 와이즈멘이 YMCA와 무관하게 활동하다 보면 목적과 강령에 맞는 활동이 어려워 클럽이 변질되거나 소멸한다고 염려한 것도 YMCA 설립 이유라고 생각한다.
2. 클럽의 봉사 활동으로 청소년 팀프로젝트를 선정하다
YMCA는 유지지도력과 실무지도력, 회원의 세 주체로 구성된다. 부천Y는 양대 지도력이 활동 방향을 결정하고, 유지지도력은 재정 유지에 힘쓰고 실무자 간섭은 최소화하며, 실무자는 회원 중심 활동에 진력하여, 교회의 목사(실무자), 장로(이사), 신자(회원)와 같은 관계가 형성되었다. 부천클럽 회원은 YMCA 이사가 아니라도 부천Y 유지지도력의 일원이라는 인식을 공유하였다. 또한, YMCA 실무경력자나 회원이 부천클럽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고, 클럽도 회원의 YMCA 활동 참여를 장려하였다. YMCA와 와이즈멘의 유기적 관계는 부천클럽이 와이즈멘의 목적(in partnership with and supporting the YMCA)에 충실하도록 이끌었다고 본다.
부천Y는 1980년대말, 소공장 밀집지대인 부천시 약대동에 청소년 공부방(‘꿈방’)을 개설하였다. 꿈방은 부천Y 실무자가 운영하고, 부천클럽은 꿈방 임대료, 운영비 및 운영을 보조하는 방법으로 참여하였다. 약대동이 공장지대 인근 빈민 주거지구였다가, 공장이 점차 이전하여 중산층 주택지구로 변모하면서 ‘꿈방’도 문을 닫게 되었다.
부천Y는 1990년대 하반기에 회관 신축으로 인하여 부채의 수렁에 빠지고, 부천클럽이 그 재정적 부담을 온몸으로 감당하다보니 많은 회원이 탈퇴하여 약화되었다. 이 무렵 부천Y 대학생부 출신의 이강인과 필자가 부천클럽에 가입하고, 2004년 말경, 클럽이 목적과 강령에 부합하는 활동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부천클럽은 부천Y에 협력 사업을 공식 요청하여, 실무자가 ‘청소년 팀 프로젝트’(이하 ‘청팀’)와 ‘장애인 수영 보조 프로그램’을 제안하였다.
‘청팀’은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팀을 이루어 주어진 과제에 대하여 발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시상하는 행사로서, 부천클럽은 ‘청팀’이 청소년의 단결, 도전을 부추켜 지도력 계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아 봉사사업으로 채택하였다. 실무자가 ‘청팀’ 대회를 준비하고 부천클럽이 심사와 상금(학생이므로 도서상품권으로 준비)을 책임지기로 하였다.
3. 청소년 팀프로젝트가 중고생들의 대표적인 축제가 되다.
2005년 처음 열린 ‘청팀’ 대회는 주최자, 참가자 모두 어설펐다. 클럽 회원과 부천Y 실무자가 연줄을 통해 중고생의 참가를 독려하여 2, 3명으로 이루어진 5, 6개 팀이 참여하여 각 5 - 10분 가량 발표하였다. 그렇지만 매년 대회를 진행하면서, 경험이 축적되고, 중고생들에게 청팀이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클럽의 노력으로 시상자도 부천Y 이사장, 부천클럽 회장에서 시장, 교육장, 자원봉사센터장 등으로 확대되었다. 청팀 대회의 참가와 수상이 내신과 진학에 유리하게 작용하는지 참가 팀이 늘어나면서 대회에 질적 변화가 나타났다. (1) 발표방법에서 챠트, 사진, 동영상, 대화 방식 등은 기본이고, 연극, 음악, 영화 등으로 활동 결과를 발표하는 팀이 늘어났다. (2) 각 팀에 기획안을 사전 발표하게 하고(이 때에 활동 방향에 대한 조언을 함), 본선 참가 자격으로 3회 이상 팀 활동 및 활동일지 작성을 요구하였다.
매년 5월경 각급 학교의 ‘Hi-Y’나 학교 게시판 등으로 팀을 모집하여, 참가팀을 결정하여 기획안을 사전 발표하고, 각 팀이 여름방학 중에 활동하고 9월 초경 대회에서 활동 결과를 발표하는 일정이 정착되었다. 주제는 ‘환경’ ‘평화’ ‘e-미디어 다이어트’ 등 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정하였는데, ‘자원봉사’란 주제가 도약의 계기가 되어, 이후 ‘봉사’가 매년 대회의 주제가 되었다. 부천자원봉사센터가 대회 참가를 자원봉사 시간으로 인정하면서 참여 열기가 부쩍 늘었다. 팀당 인원이 20여명까지 이르고 참가팀도 30여 개가 넘어, 기획이 미흡한 팀을 예선에서 걸러낼 수밖에 없었다. 본선에는 참가 팀만이 아니라 친구, 지도자들까지 응원하러 와서 백여 명 넘게 참여하는 축제가 되었다.
재기발랄한 청소년들은 김장봉사, 연탄봉사만 봉사로 알고 있는 기성세대와 차원이 달랐다. 유치원 아동 요리 교육, 쓰레기 투기 방지 캠페인, 고운 말하기, 학교 망원경으로 달·별 보여주기 등 참신한 아이디어가 넘쳤다. 여고생 팀이 영세민 자녀들에게 사물놀이를 가르쳐, 팀원과 아이들이 함께 공연을 선보여 심사위원들을 감격하게 한 일도 있었다. 부천클럽은 가출 청소년 공동체를 지원하고 있었는데, 그 청소년들이 ‘길거리 공연으로 주민에게 즐거움을 주는 봉사’를 하겠다고 참가 신청을 하였으나, 연주 실력이 향상되지 않아(사실은 세상에 나설 자신감의 부족) 중도 포기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클럽과 실무자만으로 ‘청팀’을 감당할 수 없어서 외부(청소년단체, 자원봉사단체, 교육지원청, 시청 등)에 대회 장소 및 심사 등의 협조를 구하면서 대회가 점차 외부화하였다. 대회 규모가 커지고 기독교‘청년’회 지원이 본분인 와이즈멘이 ‘청소년’에게만 치중한다는 내부 비판이 나오던 차에, 부천시 교육지원청이 직접 대회 주관을 제안하여, 10회 대회를 끝으로 교육지원청에 ‘청팀’ 대회를 넘겼다.
4. 마치는 말
‘청팀’은 와이즈멘과 YMCA의 목적에 부합하고, 클럽 회원과 YMCA 실무자가 함께 활동하므로 협력 관계 유지에 큰 도움이 되었다. 클럽 회원들의 자긍심 고취와 회원 확장에 도움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적극적인 봉사활동을 통하여 지도력을 계발, 육성, 제공’한다는 우리의 목적은 추상적 구호에 그쳐서는 안되고 구체적 활동에서 구현되어야 한다. 서두에 언급한 클럽과 YMCA의 유기적 관계도 와이즈멘 클럽의 조직과 활동에 좋은 모범이 될 것으로 믿는다.
인천YMCA는 와이즈멘과 공동 활동 경험이 거의 없었다. 한국인천지구는 취임식, 지구대회, 강연회 등 주요 행사를 인천YMCA 회관에서 진행하면서 인천YMCA와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인천YMCA와 함께 ‘플랫폼 노동 인식 및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고, 지구 회원들과 인천YMCA 실무자, 지역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인천YMCA 포럼’을 기획하였으나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잠시 미루어진 상태다.
와이즈멘클럽의 핵심 활동인 봉사는 ‘YMCA와 함께’ ‘지도력 계발을 목표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
댓글 0